제1장 LG전자와 부품계열사의 탄생(1970-1984)

4. 첨단소재부품 기술 선진화

한국마이크로닉스의 출범

1980년대는 국내에 컬러TV가 개막한 시대였다. 정부 정책에 따라 1980년 12월 컬러TV 방송이 시험 방영되기 시작했다. 금성사는 컬러TV의 국제적 수요 증대와 국내 컬러TV 방송 방영에 대비해 1979년 컬러TV 공장을 준공했다. 1981년부터 컬러TV 방송의 전면 실시와 함께 컬러TV 브라운관의 생산도 급속히 늘어났다. 금성사는 컬러TV 생산을 뒷받침할 후방산업으로 구미에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컬러TV 브라운관의 주요 부품인 섀도마스크(Shadow Mask) 국내 제조가 그 목표였다. 섀도마스크는 컬러TV 선명도를 좌우하는 핵심부품으로, 당시 우리나라는 섀도마스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금성사, 구미공장 컬러TV 브라운관(CPT) 생산라인(1980)

컬러TV의 판매가 빠르게 늘자 금성사는 컬러TV용 브라운관 부품을 독점 생산하기 위해 섀도마스크 전문 생산공장 건설을 서둘렀다. 그러나 섀도마스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했다. 금성사는 대일본스크린을 기술도입선으로 1980년 7월부터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1983년 5월 10일, 우여곡절 끝에 금성사 80%, 일본의 대일본 스크린 15%, 가네마쓰고쇼 5%의 비율로 한국마이크로닉스가 출범했다. 국내 유일의 섀도마스크 전문 생산업체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구미 섀도마스크 생산공장 건설

한국마이크로닉스는 섀도마스크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이때 정부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섀도마스크 생산에 있어 동종업계 간의 불필요한 경쟁은 국가 경제적 손실이라고 판단했다. 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국내 가전 3사의 공동투자를 유도했다. 정부는 금성사 자본 중 일부를 배분한다는 조건으로 한국마이크로닉스 합작 신청을 허가했다. 결국 금성사 50%를 비롯하여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가 각 15%, 대일본스크린이 15%, 가네마쓰고쇼가 5%를 출자해 국내 섀도마스크를 독점 생산하게 됐다.

금성마이크로닉스, 구미공장(섀도마스크) 준공(1985)

한국마이크로닉스는 창원공단, 반월공단, 구미공단을 공장 후보지로 검토한 끝에, 1983년 6월 경북 구미시 구미공단 성예사 공단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7월에는 공장 설계를 맡은 8명의 엔지니어가 기술도입 계약을 맺은 대일본스크린으로 파견됐다. 6개월간 일본에 머물면서 설계작업을 수행한 후, 완성된 설계도면을 가지고 12월 대일본스크린의 파견 엔지니어와 함께 귀국했다. 한국마이크로닉스는 금성사 기계공장에서 겨우내 준비작업을 진행한 후, 1984년 3월 1공장 건설 공사에 착공했다. 한국마이크로닉스 섀도마스크 공장은 빠른 작업 진척도를 보이며 1985년 3월 완공됐다.
한편 1984년 1월에는 럭키그룹이 그룹 명칭을 럭키금성그룹으로 변경했다. 그룹 내 전자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화학회사인 럭키와 전자회사인 금성사를 통합한 시너지 제고의 일환으로 그룹 명칭을 변경했다. 럭키그룹의 명칭이 럭키금성그룹으로 변경되면서, 한국마이크로닉스도 이에 발맞춰 금성마이크로닉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럭키금성그룹 심볼마크(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