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LG이노텍’으로 재탄생(2000-2009)

5. 디스플레이 부품시장의 선두주자, LG마이크론

작지만 세계적인 기업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

LG마이크론은 섀도마스크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2000년대에 고성장사업인 포토마스크(Photo Mask)사업을 확대했다. 또한 디스플레이용 부품 외에도 리드프레임(Lead Frame)과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 등 반도체용 부품을 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켰다. 섀도마스크는 2002년 세계 시장점유율 1위(40%)를 달성해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증받았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섀도마스크는 브라운관시장의 전반적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후발개도국시장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판매를 확대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2002년 세계 최대 브라운관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던 중국에 푸저우 생산법인을 설립하여 섀도마스크를 본격 생산했다.
포토마스크의 경우 1990년대 말 PDP용 포토마스크 생산에 이어 2001년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인 LCD용 포토마스크가 생산됐다. LG마이크론은 PDP와 LCD 등 모든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전방사업으로 확보한 유일한 업체가 됐다. 2003년에는 구미1공장 부지에 5세대 LCD용 포토마스크 공장을 건설한 데 이어, 2004년 6세대, 2006년 7세대 LCD용 포토마스크 양산을 시작하면서 포토마스크 시장점유율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포토마스크


Advanced Lead Frame

PDP 후면판(PRP) 사업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와 더불어 PDP(Plasma Display Panel)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부상하면서, 2003년부터 LG마이크론은 PDP 후면판(PRP) 생산을 통해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PRP(Plasma display panel-Rear Panel)는 PDP의 화상 정보를 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었다. PDP는 두께가 기존 브라운관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무게도 크게 줄일 수 있어 벽걸이 TV로도 불렸다. 40~80인치의 대형 화면이 가능하면서 해상도가 뛰어난 것도 장점이었다. 미국은 2006년 7월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였고, 우리나라도 2009년 10월부터 디지털 방송이 예정되면서,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PDP는 LCD와 국내 디지털 TV시장의 맹주 자리를 다투었다. 일본의 마쓰시타전기가 대규모 PDP 라인을 증설하는 등 국내외 PDP 경쟁업체들이 본격 증산체제에 돌입하는 가운데, LG전자도 세계시장의 선두그룹에 신속하게 진입한다는 목표로 시설투자를 앞당기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전략을 추진했다.
LG전자는 LG마이크론의 지분을 모두 사들였고, LG그룹 계열사로 분산돼 있던 LG마이크론의 지분구조가 2003년 5월 LG전자 단일의 대주주 체제로 변경됐다. 이를 통해 LG전자와 LG마이크론 간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지면서, LG전자가 육성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PDP 후면판을 LG마이크론이 하반기부터 집중 공급하게 됐다.
LG마이크론이 PDP 사업에서 핵심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구미2공장에 695억 원을 투입해 2003년 10월 PDP 후면판을 120만 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2만 6,777㎡(약 8,100평) 규모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PDP 후면판 제품들은 전량 LG전자에 납품됐다. 이로써 LG마이크론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섀도마스크(CRT)와 포토마스크(LCD)에서 PDP 후면판(PRP)으로까지 확대됐다.
LG마이크론의 PDP 후면판 기술은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한 세대 앞선 포토에칭 공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LG마이크론의 PDP용 포토마스크가 해상도에서 월등히 앞서면서 PDP 세계시장 석권이 기대됐다.
2003년 말 PDP 후면판은 주요 거래처인 LG전자에 적기 납품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주문량이 넘쳐났고, LG마이크론은 2004년 5월 PDP 후면판 2기 라인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확충해야 했다. LG마이크론의 PRP사업은 불과 3명의 연구 인원으로 시작돼 3년여 만에 총 연구 인원이 80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PDP 후면판 사업은 LG그룹 차원의 공정 효율화를 위해 2008년 5월 LG전자로 양도되었다.

LG마이크론, KPCA Show 참가(2009)

LG전자 PCB사업부 통합

2000년대에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은 PDP와 LCD로 양분돼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이 펼쳐졌다. 일본은 PDP에 전력을 기울이고, 대만업체는 LCD에 주력했다. 국내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LCD와 삼성SDI의 PDP가 대형 TV시장을 두고 기술경쟁을 벌였고, LG전자의 PDP와 LG디스플레이의 LCD가 경쟁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이 시기에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PDP와 LCD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 것을 지시했다.

Rigid Flexible(RF) PCB

이에 따라 전방사업이 PDP와 LCD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는 가운데, LG마이크론도 PDP와 LCD 부품을 모두 공급하게 됐다. CRT, LCD, PRP 등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점은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강점이 되기도 했으나 동시에 투자가 분산되는 데 따른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PRP 사업은 기복이 심하고 이윤이 크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결국 LG마이크론은 PRP 사업의 부진 여파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2007년에는 소폭이지만 적자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LG그룹이 2008년 전자계열 회사들의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하면서 LG마이크론은 적자에 처한 PDP 후면판 사업을 LG전자에 양도했다. 이와 함께 2008년 5월 LG전자의 흑자사업인 PCB(인쇄회로기판)를 넘겨받았다. PCB(Printed Circuit Board)는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될 뿐 아니라 기존에 LG마이크론이 해오던 TS(Tape Substrate) 사업과도 기술적인 시너지가 기대됐다. 이로써 LG전자는 PDP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됨으로써 경쟁력 확보가 가능했으며, LG마이크론은 전자부품소재 전문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후 LG이노텍은 사업 합리화 관점에서 2019년 12월 31일 자로 PCB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PCB사업 철수와 함께 청주공장에 남아 있던 인원 및 시설장비 등은 구미공장의 반도체 기판 라인으로 이동 배치했다. LG이노텍은 향후 반도체 기판 사업에 집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푸젠성 생산법인 설립

LG마이크론은 2001년 12월 중국 남부의 무역 중심지인 푸젠(福健)성 푸저우(福州)시에 푸젠성전자정보그룹(福健省電子信息集團)과의 합작법인인 LG마이크론 푸젠(LG마이크론 지분 80%)을 설립했다. 이어 2002년 5월 총 7,000만 달러를 투자, 약 80,000㎡(2만 4,200평) 부지에 연건평 1만 909㎡(약 3,300평) 규모 섀도마스크 공장 건설에 착수하여 2003년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와 PDP 중심으로 옮겨간 가운데, 후발 주자인 중국은 세계 최대의 브라운관(CRT) 생산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LG마이크론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중화영관, 히타치, 톰슨 등 중국시장에 집결한 글로벌 브라운관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섀도마스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세계 브라운관 생산 요충지로 떠오르는 중국에서 LG마이크론 푸젠 공장은 거대 중국시장을 향한 LG마이크론의 새로운 생산거점이 됐다.
LG마이크론의 섀도마스크 사업은 중국시장 진출 첫해 연 매출 22억 원으로 시작해 지속성장해 나갔다. 이후 세계의 무역 중심지 중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지역까지 공급지를 넓히면서 주력상품인 섀도마스크부문 세계시장 36% 확보와 3억불 탑 수상의 영예를 LG마이크론에 안겨주었다. 세계 섀도마스크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뒷받침한 중국 푸젠성 생산법인은 2009년 LG이노텍이 LG마이크론을 합병하면서 LG이노텍에 통합됐다.
그 후 리드프레임 등 몇 가지만을 진행하다 섀도마스크, 리드프레임 등의 사업을 차례로 철수하면서 2015년 중국 푸젠성 생산법인은 정리되었다.

중국 푸젠성 생산법인 (푸저우 법인)